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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학

1-1. 건강상태의 개념

by record_space 2023. 10.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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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건강개념의 변천

 health의 어원은 고대 영어 hale(강건한, 기운찬, 결점이 없는, 상처가 없는) 또는 whole(상처가 없는, 원래 그대로)이라는 단어에 th(상태, 성질, 등을 나타내는 접미사)가 붙어 추상 명사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비슷한 단어로 hygiene이 있는데, 그리스어 hygie(healthy)+inos(of)에서 유래한 것으로 형용사 healthful을 의미한다. 우리나라에서 health는 추상명사 건강(병 없이 편안한 상태)으로, hygiene은 형용사 또는 동명사 위생([심신을 보위하고 삶을 보양하는 자기수양의 한 방법)이란 뜻의 단어로, 장자 '경상초편'에 노자의 설명 구절로 나오는 위생지경에서 일본 메이지유신 때 나가요 젠사이가 차용, 제안하여 사용하게 됨]으로 구분하여 사용하고 있다.

 

 과학적 지식에 기반을 둔 생의학적 건강 개념은 16세기 이후에 형성된 근대 과학의 성립과 역사적 맥락을 같이하고 있다. 이전의 종교적 관념론이나 초자연적 신비주의의 절대적 영향에서 탈피하여 건강과 질병을 과학적으로 이해하기 시작한 것이다.

 

 건강에 대한 이해와 개념은 시대적 상황, 즉 질병 양상, 과학철학 사조, 삶의 가치관 등의 변화 및 진보와 함께 변천하고 있다.

 

 

 

1) 신체개념의 건강

 동양에서는 물론 서양에서도 19세기 이전에는 건강은 '신체적인 질병이 없는 상태'로 이해되었다. 이는 당시 건강상실(사망은 극단적인 건강상실)의 대부분이 급성 감염병에 의한 것이었던 시대적인 상황과 그때의 사조인 이원론(Descartes R, 1596~1650)의 영향을 받은 건강개념이다. 질병은 신체의 부속 일부가 고장 난 것이며 그 부분을 고치면 건강이 회복된다는 건강개념이다.

 

2) 심신개념의 건강

 '신체적 질병이 없는 상태'를 건강이라고 생각하였던 신체개념의 건강은 19세기 중엽 이후에 심신개념으로 바뀌게 된다. 인체를 정신과 육체로 각각 구분할 수 없다는 개념이다. 과거의 기계론적 해석으로는 설명이 안 되는 고혈압, 당뇨 등과 같은 다인성 질병이 많아지고, 또한 환자 자신은 불편한 상황(illness)이 명백한데 당시의 의학적(형태학적 및 생화학적) 지식으로는 이상이 발견되지 않는 경우가 흔해졌기 때문이다. 건강 상실의 요인으로 환경변화나 행태적 요인이 중요하게 대두되면서 환경변화에 대한 인체의 육체적 및 정신적(또는 행태적) 적응성을 건강의 척도로 생각하게 된다.

 

3) 생활개념의 건강

오늘날 건강을 말할 때 일반적으로 인용되는 정의는 1948년 세계보건기구(World Health Organization, WHO) 헌장에 서술되어 있는 "건강이란 단순히 질병이 없거나 허약하지 않다는 것에 그치지 않고 완전한 신체적, 정신적 및 사회적 안녕상태(Health is a complete state of physical, mental and social well-being and not merely the disease or infirmity)"이다. 인간을 '문화를 가진 유기체'로 규정하고, 따라서 문화적 요소와 기존 개념의 건강을 연결시켜 통합적인 상황을 그리고 있는 것이다.

 WHO의 건강 정의는 인간 삶의 여러 가지 측면을 모두 포함하여 사회적, 정신적 안녕도 건강의 개념으로 인정하고 있어 보편적인 인간의 문화적 가치까지를 포함하고 있다는 면에서, 그리고 건강을 긍정적으로 정의하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다음과 같은 비판을 받기도 한다. 첫째, 정의가 너무 비현실적이며 이상적이다. 둘째, 건강을 정적인 상태로 보고 있다는 점이다. 건강개념에서 중요한 동적 또는 예후적 내용이 포함되어 있지 않은 다분히 관념적이고 모호한 설명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WHO는 1957년에 다시 실용적인 정의를 내렸는데, "유전적으로나 환경적으로 주어진 조건 하에서 적절한 생체 기능을 나타내고 있는 상태"라고 하였다.

 

4) 생활수단 개념의 건강

 인간은 생태학적으로 변화하는 생활환경의 작용에 대하여 적응하거나 혹은 저항하여 생리적 항상성(homeostasis)을 유지하려고 하므로 어느 특정 위치에서 건강상태로 이해되었던 것도 다른 위치에서는 불건강으로 인정될 수 있다. 즉, 건강, 질병, 사망에 이르는 일련의 건강현상은 상태적이며 연속적 변화라 할 수 있다.

 생활 수단 개념의 건강(a resource of everyday life)은 WHO의 정의에서 'well-being' 대신 'well-balanced life'로 표현되는 동적인 상태를 건강이라고 보는 견해이다. 일명 '평형적' 건강으로 표현되는데, 일상생활에서 개개인마다 가지고 있는 건강 잠재력(health potential)과 건강 위해요소(health challenge)들 간에 평형이 이루어진 상태를 일걷는다. 이러한 견해는 건강증진에 관한 오타와 헌장(Ottawa chapter for health promotion, 1986)에 명시된 내용, 즉 "건강은 생활의 목표가 아니라 일상생활을 영위하는 활력소로 이해되어야 한다"와 일치하는 내용이다. 건강은 일상생뢀을 위한 신체적 및 정신적 능력은 물론 개인적 및 사회적 활력소의 긍정적인 면을 가리키는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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